"AI로 뭐든 만들어 봐" — 마인드로직 AI 스터디에서 나온 세 프로젝트
스탠포드 CS146S 커리큘럼으로 10주간 달린 AI 스터디. 개발자 9명이 각자의 파이널 프로젝트를 만들었고, 세 프로젝트가 특히 눈에 띄었어요.
2026-04-10

TL;DR
마인드로직 개발팀이 스탠포드 CS146S "The Modern Software Developer" 커리큘럼을 기반으로 10주짜리 AI 스터디를 운영했어요. 프롬프팅부터 MCP 서버, 자율 코딩 에이전트, 보안 스캐닝까지 — 매주 과제를 수행하고, 마지막 주에는 각자 만든 AI 프로젝트를 Demo Day에서 발표했어요. 9명 전원이 파이널 프로젝트를 제출했고, 그중 세 프로젝트를 소개할게요.
10주간의 AI 개발 부트캠프
올해 초, 개발팀에서 AI 스터디를 시작했어요. 커리큘럼은 스탠포드 CS146S: The Modern Software Developer를 기반으로 했어요. 매주 과제가 나오고, 발표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방식이에요.
| 주차 | 주제 |
|---|---|
| Week 1 | Prompting Techniques |
| Week 2 | Action Item Extractor (FastAPI) |
| Week 3 | Custom MCP Server |
| Week 4 | Autonomous Coding Agent |
| Week 5 | Agentic Development with Warp |
| Week 6 | Vulnerability Scanning (Semgrep) |
| Week 7 | AI Code Review (Graphite) |
| Week 8 | Multi-Stack AI Web App |
| Final | 자유 주제 프로젝트 + Demo Day |
"스터디"라고 하면 보통 책 한 권 정해놓고 돌아가면서 발표하는 걸 떠올리잖아요. 그건 하기 싫었어요. 이미 팀 전체가 Claude Code를 실무에 쓰고 있었거든요. 8주 동안 프롬프팅, 에이전트, MCP, 보안까지 빠르게 훑고 나서, 마지막 주에는 "이제 뭐든 만들어 봐"라는 파이널 프로젝트가 주어졌어요. 주제 자유, 기술 스택 자유, 유일한 조건은 AI를 의미 있게 활용하는 것.
9명 전원이 프로젝트를 제출했고, Demo Day에서 각자 5분씩 발표했어요. 그중 세 프로젝트를 소개할게요. 같은 커리큘럼을 밟았는데도 접근법이 전혀 달라서 재밌었거든요.
Capydocs — "마크다운 편집기인데, AI가 다듬어줘요"
민재 / Full Stack Engineer
첫 번째 프로젝트는 가장 실용적인 방향이에요. 마크다운 파일을 웹 UI로 관리하는 도구인데, AI 기능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요.
pip install capydocs로 설치하고 capydocs를 실행하면, 현재 디렉토리의 .md 파일들을 다크 테마 웹 에디터로 열어줘요. 파일 트리, 실시간 미리보기, 검색, 폴더 관리 — 기본기가 탄탄해요. CodeMirror 6 기반이라 에디터 경험도 좋고요.

AI 기능은 "Groom"이라는 이름으로 들어가 있어요. 텍스트를 선택하고 버튼을 누르면, 요약, 문법 교정, 영어/한국어 번역, 톤 변경을 해줘요. 커스텀 지시도 가능하고요. 수정 전후를 나란히 보여주고, 마음에 들면 Apply — 이게 전부예요.

MCP 서버로도 동작해요. FastMCP 기반이라 AI 에이전트가 마크다운 문서를 직접 읽고 수정할 수 있어요. Claude Code에서 "capydocs에 있는 회의록 수정해줘"가 가능한 거예요.
눈에 띄는 건 완성도예요. 75개 테스트, 드래그 앤 드롭 파일 이동, 멀티 루트 디렉토리 지원, 키보드 단축키까지. capydocs.toml 설정 파일로 여러 디렉토리를 동시에 서빙할 수도 있어요.
GitHub: openkmj/capydocs
사이드 프로젝트가 실무 도구가 된 이야기
사실 Capydocs는 "사이드 프로젝트치고 잘 만들었네"에서 끝나지 않았어요. 지금 마인드로직 내부에서 실제로 쓰이고 있거든요.
마인드로직에는 "인포미"라는 사내 AI 챗봇이 있어요. Slack에 상주하면서 데이터베이스 조회, Jira 티켓 생성, Sentry 에러 분석, 코드 검색, GitHub PR 관리까지 — 개발 운영의 거의 모든 걸 처리해요. "이 테넌트 크레딧 얼마 남았어?", "이 에러 Sentry에서 찾아봐", "이 버그 고쳐서 PR 올려줘"라고 말하면 알아서 해줘요. 사실 이 블로그 글의 초안도 인포미가 작성했어요.
근데 이 봇이 매일 수십 번씩 팀원들과 대화하다 보면, 맥락을 기억해야 할 것들이 쌓여요. "이 테넌트는 SSO가 이렇게 작동한다", "이 DB 테이블의 이 컬럼은 이런 뜻이다", "이 팀원은 이런 방식으로 보고를 좋아한다" 같은 것들이요. 이런 지식을 마크다운 파일로 관리하고 있는데, 파일이 수십 개가 되니까 관리가 점점 어려워졌어요.
Capydocs가 딱 이 문제를 해결해줬어요. 봇의 메모리 디렉토리를 Capydocs로 열면, 웹 브라우저에서 봇이 뭘 기억하고 있는지 한눈에 보이고, 잘못된 정보는 바로 수정할 수 있어요. AI Groom 기능으로 장황한 메모리를 간결하게 정리하기도 하고요. 터미널에서 vim으로 편집하던 시절보다 훨씬 편해졌어요.
스터디에서 시작한 사이드 프로젝트가, 회사의 AI 운영 인프라 일부가 된 거예요. 이런 게 스터디의 진짜 가치 아닐까 싶어요.
Agent Builder Lab — "에이전트를 만드는 에이전트를 만들자"
재호 / Tech Lead · AI
두 번째 프로젝트는 AI 에이전트를 빌드하고 테스트하는 프레임워크예요. 쉽게 말하면, "삼성전자 주가"를 물어보면 네이버 금융에서 실시간 데이터를 가져오는 AI 에이전트를 — 코드 몇 줄로 만들 수 있게 해주는 도구예요.
agent = ( AgentBuilder("finance-analyst") .model("gpt-5.4", platform="openai") .system_prompt("You are a financial analyst...") .add_tool(naver_stock) .add_tool(crypto_price) .thinking(True) .build() )
이렇게 빌더 패턴으로 에이전트를 조립하면 끝이에요. 스트리밍, 도구 호출, 대화 히스토리가 다 내장되어 있어요.
왜 이걸 만들었냐면요. 한국 데이터를 다루는 AI 에이전트를 만들려면 생각보다 귀찮은 일이 많아요. 국내 API마다 인증 방식이 다르고, 인코딩이 다르고, 응답 포맷이 다르거든요. 새 에이전트 하나 만들 때마다 보일러플레이트 작성에 시간이 걸려요. Agent Builder Lab은 이 반복 작업을 없애주는 거예요.
주식, 부동산, 날씨, 뉴스 등 다양한 한국 데이터 소스를 도구로 미리 만들어놨고, 도메인별 에이전트도 바로 돌려볼 수 있어요. 에이전트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파이프라인도 있어서, 주제만 던지면 Planner가 설계하고 → Builder가 코드를 짜고 → Tester가 검증까지 해줘요. 에이전트가 에이전트를 만드는 셈이죠.
Travel Planner AI — "사람이 쓴 코드: 0줄"
형준 / AI Engineer
세 번째 프로젝트는 좀 색다른 실험이에요. AI 여행 플래너 — 인데, 핵심은 앱 자체가 아니라 앱이 만들어진 방식이에요.
형준님이 직접 쓴 코드는 정확히 0줄이에요. CLAUDE.md 파일 하나만 작성했어요. 미션, 제약 조건, 아키텍처 방향만 적어둔 마크다운 파일이요. 나머지는 전부 AI 에이전트가 자율적으로 만들었어요.
어떻게 가능하냐고요? GitHub Actions에 크론 스케줄을 걸어뒀어요. 30분마다 5개 에이전트가 파이프라인으로 돌아요.
Coordinator → Architect → Builder → QA → Reporter
(뭘 할지) (어떻게) (코드 작성) (검증) (PR·배포)
Coordinator가 GitHub Issues에서 우선순위 높은 태스크를 골라서, Architect가 설계하고, Builder가 구현하고, QA가 1,642개 테스트를 돌리고, Reporter가 PR을 올려서 CI 통과하면 자동 머지해요. 이걸 164번 자율적으로 반복하면서 앱이 10단계에 걸쳐 진화했어요.

더 인상적인 건 자가 치유(self-healing) 시스템이에요. 테스트가 깨지면 8단계 인시던트 대응 플레이북을 따라 최대 3번까지 다른 접근으로 재시도해요. 그래도 안 되면? 태스크를 blocked로 표시하고, 포스트모템을 쓰고, 에러 버짓을 깎아요. 에러 버짓이 바닥나면 자발적으로 기능 개발을 멈추고 안정화에 집중해요.
에이전트가 스스로 배운 규칙도 6개 추가했어요. "인테그레이션 테스트는 모킹하지 말고 실제 플로우를 태워라", "예외를 조용히 삼키지 마라" 같은 것들이요. 포스트모템에서 학습한 거예요.
| 지표 | 수치 |
|---|---|
| 사람이 쓴 코드 | 0줄 |
| 총 커밋 | 203개 |
| 자율 실행 | 164회 |
| 테스트 | 1,642개 + Playwright E2E |
| 진화 단계 | 10단계 |
결과물인 Travel Planner 자체도 꽤 잘 돼요. 채팅으로 여행 계획을 말하면 7개 전문 에이전트(Coordinator, Planner, Place Scout, Hotel Finder, Flight Finder, Budget Analyst, Secretary)가 동시에 움직이면서 실시간으로 여행 계획을 짜줘요. "5월에 일본 3박4일 여행 계획 세워줘"라고 말하면, 장소 검색·숙소·항공·예산을 병렬로 조사하고 일정표를 만들어줘요.
GitHub: HyungjoonYang/travel-planner-ai
같은 도구, 다른 철학
세 프로젝트를 나란히 놓으면 흥미로운 스펙트럼이 보여요.
| Capydocs | Agent Builder Lab | Travel Planner AI | |
|---|---|---|---|
| AI 활용 방식 | AI가 사용자 콘텐츠를 다듬음 | AI가 쓰는 도구를 만듦 | AI가 모든 코드를 작성 |
| 사람의 역할 | 제품 빌더 (AI는 보조) | 프레임워크 설계자 | 방향만 제시 (CLAUDE.md) |
| 핵심 질문 | "AI가 자연스럽게 녹아들려면?" | "에이전트를 더 빨리 만들려면?" | "AI에게 맡기면 어디까지 갈까?" |
민재님은 AI를 사용자 경험 안에 자연스럽게 녹였어요. 재호님은 AI를 위한 도구를 만들었어요. 형준님은 AI에게 전권을 위임했어요.
"AI로 뭐든 만들어 봐"라는 같은 질문에 세 사람이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달렸고, 그 다양성 자체가 스터디의 가치라고 생각해요.
왜 스터디를 이렇게 하나
마인드로직은 AI 제품을 만드는 회사예요. 그런데 AI 도구 자체를 능숙하게 쓰는 것과, AI 제품을 잘 만드는 건 다른 이야기잖아요. 이 스터디는 그 간극을 좁히는 실험이에요.
8주 동안 프롬프팅, MCP, 에이전트, 보안 스캐닝, 코드 리뷰까지 빠르게 훑으면서 "AI 개발 도구를 제대로 다루는 법"을 익혔어요. 그리고 마지막 주에 각자 자유 주제로 프로젝트를 만들면서, 배운 걸 자기만의 방식으로 적용해봤어요.
실무에서는 보통 "이 기능을 이번 주 안에 구현해야 해"처럼 목표가 정해져 있어요. 스터디에서는 "이걸로 대체 뭘 만들 수 있지?"부터 시작해요. 목표가 없으니까 탐색적으로 움직이게 되고, 그 과정에서 실무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운 패턴을 발견하게 돼요.
형준님의 "0줄 코딩" 실험이 대표적이에요. 실무에서 그렇게 하라고 하면 누구도 안 하겠죠. 그런데 스터디에서 해봤더니, 자율적인 AI 에이전트 파이프라인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었어요. 이 경험은 결국 실무에서 AI 에이전트를 설계할 때 직접적으로 참고하게 돼요.
Capydocs처럼 스터디에서 시작한 프로젝트가 실무 도구로 자리 잡는 경우도 있었고요. 만들어 보고, 써보고, 공유하고 — 이 사이클이 팀 전체의 AI 활용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어요.
스터디는 계속되고 있어요. 다음 프로젝트들도 기대하고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