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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연말 회고로 돌아본 2025

우리 개발팀이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 그리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솔직하게 적어봤어요.

2026-02-08

연말 회고로 돌아본 2025

Intro

TL;DR: 개발 조직 전체가 연말 회고를 했어요. 하나씩 정리하는 대신, 공통으로 나온 이야기를 모아봤더니 문제 리스트가 아니라 하나의 풍경이 보이더라고요. 초창기의 속도감은 지났는데 체계는 아직 덜 잡힌 팀. 그 한가운데서 안을 들여다본 기록이에요.

회고는 이렇게 했어요

회고 전에 각자 생각을 정리해요. 잘한 것, 아쉬운 것, 새로 해보고 싶은 것 세 가지로 나눠서요. 모여서 10~15분 정도 묶고, 그다음엔 자유롭게 이야기해요. 하소연이 목적이 아니라, 다음에 뭘 바꿀지 정하는 자리예요.

조직 구조

마인드로직 개발 조직은 두 갈래로 돌아가요. 프로덕트 팀(FactChat, Informe, Bliss)이 제품 딜리버리를 맡고, 개발 챕터(프론트엔드, 백엔드, AI)가 팀을 가로질러 기술 역량과 공통 프랙티스를 키우는 구조예요. 엔지니어 입장에서는 제품을 만들면서 동시에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는 두 가지 역할을 같이 하는 셈이에요. 두 역할을 동시에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고민이 생겨요. 제품을 빠르게 밀고 나갈지, 공통 기반에 시간을 쓸지. 아래 네 가지 이야기에도 이 고민이 계속 나와요.

네 가지 테마

1. AI 도구와의 관계가 달라지고 있어요

Claude Code가 팀 전체 생산성을 확실히 올려주고 있어요. 처음의 신기함은 지났고, 이제는 그냥 일하는 방식의 일부예요. 대신 그에 따른 고민도 생겼어요. 일의 무게중심이 설계와 아키텍처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걸 여러 엔지니어가 체감하고 있거든요. 나쁜 건 아닌데, 우리가 성장하는 방식이 이 변화 속도를 못 따라가고 있어요. AI를 쓸지 말지가 아니라, AI 시대에 엔지니어로서 어떻게 성장할지가 진짜 질문이에요. 한편으로는 AI가 우리 문서를 잘 읽을 수 있게 만드는 작업도 시작했어요. CLAUDE.md, /docs, Claude skills 같은 것들이요. AI한테 맥락을 제대로 줘야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오니까요. 작은 관점 전환인데, 문서화를 대하는 태도가 꽤 달라지더라고요.

2. 주먹구구와 체계 사이 어딘가에 있어요

올해 고객이 많이 늘었어요. 팀도 커졌고, 제품도 출시했어요. 그런데 여기까지 오게 해준 그때그때의 소통과 즉흥적인 협업만으로는 다음 단계에 가기 어렵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코드베이스 오너십이 흐릿해지고 있어요. LLM 프록시 레이어를 급하게 만든 게 나중에 큰 리팩토링으로 돌아왔고, 회의에서 이슈가 나와도 누가 언제까지 해결하는지 불분명할 때가 있어요. 운영 지식이 특정 사람 머릿속에만 있는 것도 문제고요. 이 정도 규모의 팀이면 다 겪는 일이에요. 중요한 건, 우리가 지금 여기 있다는 걸 알고 있고 말로 꺼냈다는 거예요. 그래야 다음으로 갈 수 있으니까요.

3. 채용 프로세스가 예전 팀에 맞춰져 있어요

모든 회고에서 채용 얘기가 나왔어요. 그것만으로도 뭔가 시사하는 바가 있죠. 코딩 테스트는 구현 속도가 중요하던 때 만들어졌어요. 지금은 엔지니어들이 매일 Claude Code를 쓰고 있고, 실제로 필요한 건 설계력, 아키텍처 판단, UX 감각인데 — 면접이 아직 그걸 못 보고 있어요. 2026년에는 개선된 면접 방법으로 이 부분을 더 집중적으로 테스트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온보딩도 마찬가지예요. 프로젝트마다 알아서 하던 게 팀이 작을 때는 괜찮았는데, 이제는 챕터 단위로 버디·멘토를 붙여주는 체계가 필요해요. 그리고 여러 그룹에서 따로따로 같은 결론에 도달했어요. 사람들이 오고 싶어하는 팀이 되는 게 결국 최고의 채용이다. 밖에서 봤을 때 여기서 일하면 어떤지 알 수 있을까? 솔직히 지금은 잘 안 보일 거예요. 이 블로그를 시작으로, 안의 모습을 밖에서도 볼 수 있게 만들어가려고 해요.

4. 문화를 의도적으로 만들어야 할 때예요

문화가 생기고 있어요. 스터디, 코드 토크, LogicianUI 디자인 시스템을 통한 협업, RFC, 팀 회식, 새 팀원들 — 재료는 있고, 뭔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감각도 있어요. 다만 팀마다 온도가 달라요. 아직 모든 그룹이 같은 정체성을 갖고 있진 않은데, 이 시기엔 자연스러운 거예요. 달라진 건 하나 — 문화가 알아서 만들어지길 기다리면 안 된다는 걸 이제 알고 있다는 거예요. 제대로 참여하는 스터디, 꾸준한 회고, 일 외의 활동을 위한 시간 확보가 필요해요.

앞으로의 방향

이건 할 일 목록이 아니에요. 지금 우리가 어떤 단계에 있는지 보여주는 그림이고, 다음 모습을 향한 방향이에요.

AI를 도구가 아닌 프랙티스로. 워크플로우를 공유하고, AI가 읽을 수 있는 문서에 투자하고, 멀티 에이전트 개발을 탐색해요. 사람에 의존하지 않는 시스템. E2E 테스트 자동화, 블루그린 배포, 마이그레이션 안전성, 운영 가시성 — 마음 놓고 배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요. 지금 팀에 맞는 채용. 면접을 다시 설계하고, 온보딩을 체계화하고, 밖에서도 우리가 보이게 해요. 설계된 문화. 배움, 외부 참여, 그리고 이 블로그를 위한 시간을 지켜요.

이 글을 공개하는 이유

회고는 보통 내부에서 끝나요. 이걸 밖에 내놓는 건, 조용히 만들기만 하던 팀에서 생각하고 배우는 과정까지 공개하는 팀으로 바뀌어가는 중이기 때문이에요. 재미있는 시점에 있어요. 초기는 지났는데, 앞으로 어떻게 일할지를 정의하는 시스템은 아직 만드는 중이에요. 이런 타이밍에 끌리는 엔지니어라면, 이야기 나눠보고 싶어요.